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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는... 가장이니까

무랑이 2017. 4. 19. 17:35

2014년 7월 24일--

딸이 다이어트를 위해 저녁 운동을 한다.

내 몸무게도 장난이 아니다.

앉아있으면 똥배가 겹치고 바지가 답답해지고 있다.

65kg 이면 그저 적당하고 가벼운데 체중계에 올라서니 68.2kg 이다.

몸무게 숫자가 나온 사진을 그대로 찍어서 가족 단톡(단체카톡)에 올렸다.

 

 

 

방학이 끝나기 전에 64.?kg 으로 만들겠다고 다짐도 썼다.

이후로 휴가도 갔다오고, 덥다고 시원한 치맥이랑 막걸리도 마셔대고...

몇 일을 그냥 보내고는 마음이 다급해 진다.

퇴근하고는 동네를 슬슬 걷다가 뛰어보기도 하다가 아예 천천히 뛰고 있다.

동네를 두 바퀴 돌고나면 25분 정도 걸린다.

약 4~5km 정도 될려나...?

25분을 쉬지 않고 달릴 때의 기분은 힘들지만 쾌감(快感) 그 자체이다.

아침은 두유 하나에 점심은 잡곡밥 싸와서 사무실에서 간단히 먹고

저녁 퇴근해서 뛰고는 캔맥주의 유혹을 맹물로 갈증을 달래며 저녁식사는 건너뛰었다.

1주일 정도 지나니 뱃살이 빠지고 몸이 가벼워진다.

그래도 몸무게는 66.7kg, 찌기는 쉬운데 참 치사하게도 안 빠지네~~^^

가능하면 저녁 약속을 피하면서 계속 뛰다보니 습관처럼 밖으로 나가게 되고

땀에 젖어 들어오는 아빠의 모습을 보며 딸도 함께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다.

 

8월 16일 토요일 --

2주째 뛰고 있다.

뱃살은 다 들어갔고 몸도 가볍다.

아침에 일어나 자리끼도 마시기 전에 몸무게부터 재본다.

두두둥... 64.6kg 짜잔... 성공~~!!

 

 

 

8월 18일 월요일이면 아들이 개학을 한다.

약속대로 방학 끝나기 전에 3.6kg을 빼서 사진도 가족단톡방에 올렸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의 이런 성취감은 도전해서 개고생을 해본 사람만이 안다.

작은 약속이지만 노력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줘서 뿌듯하다.

이제 식구들이랑 고기 구워서 막걸리나 한잔 하자.

더 빼야할 군살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이어트를 계속 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여기서 더 빼면 뱃가죽이 등에 붙어서 허리가 숙여져서 구부정하니 싫다.

그저 아빠의 의지를 보여주고,

가족과 함께 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래도 건강을 위해서 소식하며 달리기는 계속 하고 싶다.

하프마라톤을 뛰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처럼 20분이고 30분이고 계속해서 달릴 수 있다는 것은

내 나이에 기쁨이고 행복이다.

헉헉 대며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고, 땀으로 온 몸을 적셔가며 뛸 때에는 아무 생각도 없다.

그저 나이 들어가는 중년 하나가 이 도시의 한 귀퉁이를 원을 그리면서

가족만을 생각하며 돌고 있을 뿐이다.

나는... 나는 아프면 안 되는 사람이니까...

가족... 나는 우리 집에 가장(家長)이니까~~*^-^*

 

-2014년8월16일 아빠 씀-  (가족 글 모음 중에서)

 

 

 

출처 : 광석24회[하미]
글쓴이 : 하태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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