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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미꾸라지 운송법

무랑이 2017. 5. 19. 11:45

미꾸라지 운송법


 

 

미꾸라지를 멀리 운송할 때에는 미꾸라지를 먹고 사는 메기라는 녀석 두어마리를

통 속에다 한꺼번에 넣고서 옮긴다고 합니다

잡아먹으면 어쩌냐고요?

그까짓거 시원찮게 비실대며 어차피 죽을 녀석 두어마리만 먹으면 끝일테고

배부른 메기라도 여기저기 슬슬 헤엄치고 다니면 미꾸라지라는 녀석들이 질겁을 하면서

힘차게 도망다닐 수 밖에 없겠지요

 

미꾸라지들끼리만 있으면 긴장감도 없이 운동도 하지않고 출렁거리는 물결에 중심을

잃고서 발라당 뒤집혀서 죽는 녀석이 많답니다

아가리 큰 메기가 수염 쓰다듬으며 다가오는데 제자리에서 느긋하게 맞장뜨자고 덤비는

미꾸라지가 어디 있으리요

 

적당한 긴장감은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며 존재의식을 수시로 일깨웁니다

고속도로도 일직선으로 된 길에서는 졸음운전등으로 사고가 더 많답니다

적당히 좌우로 굽은 길이 졸지도 않고 안전하다는 얘기지요

 

건설경기 위축으로 수주가 어렵다느니, 대출금 축소는 어쩌고 하면서

요즘 힘들어 하는 사람들 많습니다

내 삶에서,

혹은 지금의 내 주변에서

메기같은 녀석이 날 힘들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나

고속도로의 굽은 길처럼 긴장감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드시나요?

 

고속도로를 나 편하게끔 다시 곧게 만들 수 없다면

움추러든 내면의 잠재력을 일깨워 핸들을 움켜쥐고

오히려 그 곡선의 긴장감을 즐기며 달려 보십시다

내가 살아있음을,

내가 아직은 힘차게 헤엄칠 수 있음을 온 몸으로 느끼며 

힘든 내 주변의 여건보다는 시선을 저만치 멀리에 두고

지금의 스트레스를 긴장감으로 바꾸어 생각하는

「미꾸라지 운송법」을 생각해 볼 일입니다

 

이 글도 사실은 내가 내 자신에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여유로운 방학입니다

쉴 때는 좀 푹 쉬면서 에너지를 재충전하시고

마음속의 잠재력을 움틔우는 여유로움을 가져 보십시다

 

 

-2007년 7월 23일 하태수-

 

 

출처 : 서울산업대학교 건축공학과 산건회
글쓴이 : 하태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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