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을 위한 칭찬
어려서부터 우리들은
자신에게 엄격하게만 길들여져 왔다
남을 먼저 배려하고 본인을 낮추는게 미덕으로 여기며 살아온 것이
유교문화를 바탕에 둔 관습이 그 큰 이유일 것이다
더구나 자신이나 가족에 대한 자랑같은 것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고
자식이나 마누라를 자랑하면 팔푼이정도로 취급하면서 놀림의 대상이 되었다
배우자도 은근히 낮추면서 얘기를 해야 미덕이고 교양으로 여길 정도다
스스로를 한없이 낮추고
윗 사람에 대해서는 극존칭으로 대하기를 강요받으면서 자라왔지만
으레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살아왔다
우리같은 40대 중반인 세대에도 마찬가지다
아이는 어른에게
여자는 남자에게
민은 관에게
하는 상에게
규범과 예절이라는 굴레를 씌워서
그것을 만들고 지키려는 기득권자들의 의도를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참고 인내하는 자에게는 상을 내려서 기리고
정해놓은 틀에서 벗어나면 가혹한 벌로 억누르며 다스렸다
우리도 이제는
한 부분씩 그 기득권이라는 범주에 속하게 되면서
보수라는 이름으로 나도 모르게 우리가 걸어온 길을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 지
한 걸음 물러나서 자신을 바라볼 일이다
자식들에게
아니 내 스스로에게
엄격하기보다는 관대하게 대하면 어떨까
부족함을 독려하기보다는
잘하는 점을 칭찬하여 더 잘하게 하면 어떨까
자신감에는 독려와 칭찬중에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일까
같은 층으로
같은 무리로
한 군데로 몰아넣고 같아지도록 교육되어 온 큰 틀에서 몸부림으로 벗어나고 싶다
이제 내리막으로 가는 중년의 길목에서
자꾸만 움추러드는 마음을 낙하선만큼이나 부풀리고 싶다
왜 그렇게 나약하냐고 나무라기보다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점을 찾아보자
안그래도 오그라드는 가슴을 스스로 더 쥐어박지는 말자
지금까지 잘 해왔음을
그래서 더 잘 할 수 있음을 칭찬하자
자신감은 칭찬에서 나오고, 그 칭찬이 다시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자식 자랑하는 놈이 팔푼이라면
저를 자랑하고 칭찬하는 놈은 몇푼이나 될까나
그래도 중년의 내 친구들아,
주어지는 여건이 힘들고 하는 일이 생각만큼 안 되더라도
단점만을 나무라며 채찍질하기보다는
심호흡으로 가슴을 펴고
자신의 장점을 쓰다듬으며 스스로를 칭찬해 보시라
-2005년 3월 12일 하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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