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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대리운전하는 단골 아줌마

무랑이 2017. 9. 6. 16:32

대리운전하는 단골 아줌마

                           -하태수- 

 

전에보다 저녁식사를 밖에서 먹고 들어가는 경우가 잦다

업무의 연장이기도 하고 모임 때문이기도 하다

 

어제도 계산동에서 식사를 하면서

서로 거절할 수가 없어서 술 한 병을 같이 비우고

늦게서야 대리운전을 불렀다

단골로 대리운전을 해주는 아줌마가 편하다

얼큰한 상태로 건네는 농담도 잘 받아 주고

입가심으로 생맥주 자리를 권해도 마다하지 않는다

 

인천 시내여도 기본으로 2만원을 받으니 다른 곳보다 비싸면서

도착 즉시 칼 같은 계산을 해 줘야 내릴 수 있고

취한 상태를 봐서 웃돈을 요구하는 단점이 있지만 공짜 웃돈이야 있겠는가

때로는 운전 중에도 엉덩이쯤 한두 번 고맙다고 톡톡, 으흐흐...

 

새로운 것의 설레임도 좋지만 길 잘 들여진 단골이 훨씬 좋지

많이 취했으면 어깨동무해서 우리 집 안방까지 데려다 주고 

침대에 쓰러지면 옷도 벗겨 주고 아침에 출근하라며 깨워서 해장국에

우리 애들 학교에 가는 것까지 일일이 챙겨 주는데

단골이라는 게 이 얼마나 좋은가,  이히히...

 

 

-2009년 5월 하태수-

출처 : 인천 서구 공인중개사 모임
글쓴이 : 하태수/희망(심곡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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