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찬 이야기/희망찬 글

만남, 그리고 어느 34년

무랑이 2018. 5. 26. 10:38

여보,

우리가 만난 지 34년입니다.

내 인생의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오랫동안 곁에 있어줘서 고맙습니다.

결혼기념일이야 우리가 정한 날이지만 

장모님 주선으로 처음 만나게 된 오늘이 내게는 큰 의미입니다.

 

우리가 나이 들어가는 만큼 애들이 저토록 장성하였습니다.

각기 다르게 반짝이는 보석같은 사랑의 열매가 셋이나 주렁주렁

주름져가는 우리를 미소 짓게 합니다.

 

당신의 가장 가까이에 있으렵니다.

늘상 그랬듯이 내게는 당신이 먼저고, 우선입니다.

당신이 아프면 내가 지켜줄 것입니다.

맛난 음식을 대하면 당신 가까이로 주고 싶고

고운 옷이라면 당신이 먼저 생각납니다.

대접받지 못하는 부부는 자식에게도 외면이고

서로를 위하는 부부의 모습은 애들에게도 본보기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당신 곁에서 또 다른 34년을 만들어 가렵니다.

나중에 어떤 일로, 우리 중에서 한 사람으로 남게 되었을 때

내가 당신을 더 많이 사랑했노라고 추억하면 좋겠습니다.

 

이런 날일수록 고맙고...

많이 미안하기도 합니다.

연애편지 쓰던 설레임과 그 시절의 한결같음으로

함께 나이 들어가는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여전히... 사랑합니다~*^♥^*

- 2018년5월26일, 秀 -

 

 

 

 

 

블로그 공개...?   괜찮습니다~

사람들은 남 부부 만난 날에 그닥 관심없어요.

살아온 과거는 미래를 열게 하고

부모의 발자취는 우리 애들에게나 지침이 됩니다.

이렇게, 담담한 삶의 자국을 블로그에 모아놓고

가족이 공감하며 가끔씩 추억하면... 그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