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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 초경(初經)을 맞은 내 딸아 ♥

무랑이 2018. 5. 27. 13:03

♥ 초경(初經)을 맞은 내 딸아 ♥

    
숙녀가 된 것을 우선 축하한다 
미리서 부터 엄마와 스스럼없이 상의하더니 의연하게 맞이하는 모습이 
대견스럽고 의젓해서 흐뭇했다.

아가로 태어나고, 걸음마를 배우고, 유치원을 다니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또 여자로서 초경을 맞이하고 하는 과정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지극히 정상적인 성장과정이란다.
오히려 때가 되어도 걷지를 못하고, 나이가 먹어 가는데도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면 
걱정할 만한 일이지.

남에게 자랑할 일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식구들에게까지 감추고 할 일도 아니다.
식구끼리는 오히려 축하해 줄만한 일이란다.
네 유치원 입학 때, 초등학교 입학 때 가슴 뭉클 해 하던 기분이라면 이해할 수 있겠니?

아들에게는 같은 남자끼리니까 아빠와 얘기가 되겠지만 
내가 경험하지 못한 일이라고 엄마하고만 얘기하고 하는 게 
샘이 날 정도로 두 모녀 사이가 부러웠다.
나도 그사이에 뭔 가로 끼고 싶어서 궁리 중에 
꽃 집 옆에서 신호 대기중이다가  “저거다”  싶어서 바로 차 세우고 꽃다발을 준비했다.

네 나이에 맞춰서 장미꽃 12송이에「백합」의 순수한 한글 이름이「나리」이니 
네 이름대로 막 피어나는 백합 한송이도 같이해서 13송이를 안개꽃이랑 조심스레 포장하고 
옆에 화장품 가게에서 진하지 않고 은은한 학생용 향수를 하나 골라 달라고 해서 포장했다.
쪽지에 『숙녀가 된 것을 축하한다. 이쁜 내 딸, 아빠가-』 라고  쓰고 나니, 
밝고 건강하게 자라서 엄마 아빠를 항상 행복하게  해주는 내 딸에게 고맙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해서 네 책상에 놓인 꽃이랑, 향수랑 보면서 기뻐할 네 모습을 상상하며 
아빠가 더 들뜬 기분이  되었다.

아가씨때 유난히도 생리통이 심했던 네 엄마를 닮더라도 
그럴 때마다 초경을 축하해주던 엄마 아빠의 마음을 생각하며 맞으렴.

이제 숙녀가 되었으니 몸가짐을 어른이라 생각하며
행동거지하나  마음가짐 하나도 조심스럽게 해야 할 것이다.
옳은 것을 생각하며, 바른 것을 행동하고, 꽃다발 장미처럼 곱되, 이 향수처럼 은은한 
내면의 멋과 여유로움이 있는 숙녀가 되기를 바란다 .
다시 한번 숙녀됨을 축하하며.....
사랑한다 내 딸 !! 

 

 

                     2001년 8월 30일   아빠가 - 

출처 : 진도 3,9고등학교
글쓴이 : 하태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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