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입대 D-6일
하루쯤 아빠랑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사무실 업무는 대충 마무리하고 점심부터 같이 먹자며, 어제 식구들이랑 <도시어부> 횟집에서 거나했으니 속이 개운하게 짬뽕으로 콜~
<이비가> 짬뽕 전문점에서 땀도 좀 흘리면서 속풀이로 이거 좋으네~
짬뽕 하나에 9000원이면 여러 해물을 기대했던 걸로는 별로지만 아들이랑 함께 해장한 걸로 만족하자.
소래포구&연안부두는 전에 둘이서 드라이브 한 적이 있으니, 오늘은 영종도 을왕리를 가자고 했다.
엄마아빠가 바람 쐬러 다니던 코스를 그대로 다녀보기로 했다.
오후에 비가 온다고 했지만 아들과의 데이트가 설레여서 세차도 정성껏 했다.
비에 젖더라도 일단 아들이 차에 탈 때 기분이 좋을 테고, 내 기분도 깔끔해야 편안한 얘기도 나눌 수 있을 것 같고 해서 비에 상관없이 아들이 앉을 자리랑 쓸고닦고 한 거다.
용돈도 두 장으로 챙기며 내일 학교에 가서 친구들이랑 여친이랑 만나서 머리도 깎고 할 때 맛난 거랑 먹으라고 했다.
차로 다니면서 이런저런 담담한 얘기들을 많이 했다.
왕산해수욕장 - 을왕리 - 선녀바위 - 해안도로를 돌면서 바다랑 바위랑 사진도 찍고...
배가 부르니 식탐이 안 생기네~^^
입대 전에는 아들 일정이(?) 빡빡해서 사우나 할 시간도 오늘 밖에 없다.
<해수야놀자> 해수탕에서 푹 담그며 곧 깎게 될 머리로 올백도 같이 해보고, 한숨 자다가 또 담그고...
집에 와서 라면 매운 걸로 3개 끓여서 후루룩~
하루 업무를 땡땡이 하고 아들을 곁에 두고 둘이만 돌아다녔는데도 입대라는 생각에 마음이 허전하다.
아들은 더 하리라...
아주 나중에 세월이 많이 지나서, '아들의 아들'이 군대를 가게 되면 오늘이랑 똑같이 드라이브 하면서 '아빠의 아빠' 얘기도 하며 사진도 찍고 하기를...
아들아~ 오늘 우리 둘만의 시간이 참 좋았다.
입대일이 다가올수록 많이 생각하고 많이 추억할 수 있도록 하루쯤 함께 하고 싶었다.
운전기어 위로 포개어 잡은 손의 따스했던 온기를 서로 힘들때 살갑게 기억하자~ ^♥^
내내 차창에는 왜 그리도... 잔잔한 빗방울이 흩뿌리며 맺히던지...
2019년3월20일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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