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쟁이네 집
한 가족이 살아가는 가정은 편해야 한다
집이 불편하다면 들어오기 싫어지고 자꾸만 밖으로 나돌기 마련이다
집밖에서 남자가 하는 일이야
안에서보다 복잡하고 신경쓰이는게 당연 더 하리라
그런 일을 털고 퇴근하는 사람이라면
포근하고 편한 집을 떠올리며 퇴근 할 것이고
그렇게 맞이해주기를 바랄 것이다
반대로 생각해서 집에서 맞이하는 사람이라면
학교에서 오든, 회사에서 오든
화목하고 편안한 집안 분위기를 위해서
각자가 밖에서 겪었던 복잡한 일들을
집안까지 끌어들이지 않았으면 하고 바랄 것이다
이웃하는 사람들이랑 맨날 싸워 성질 부리면서
퇴근하는 사람더러 기분풀어달라고 하면 좋아할리 없고
거래처에서 네가 잘했느니, 내가 잘했느니 열내고 와서
집에 있는 식구들에게 그따위로 살지마라 훈계하면 잘한다 할리 없다
삿대질은 삿대질로 대하게 되고
웃는 마중에 서로의 하루 시름이 녹아내리니
그러기 위해서 아이들에게
집에 들어오기전에 마음속에 있는 좋지않았던 기분을
현관문 밖에서 정리하도록 노력해보자고 했다
찡그린 얼굴은 전염성이 강해서 금방 엄마에게 옮길 것이고
엄마가 찡그리면 집안 식구들 모두가 찡그리게 될 것이다
“학교에서 좀 안 좋은 이런이런 일이 있었는데 집앞에 서서 마음풀고 왔어”
녀석들이 조잘조잘대며 엄마에게 얘기할때는 찡- 해지며
어찌나 이쁜지 코를 콱 깨물어주고 싶었다
가장인데 나도,
일단 퇴근하는 차안에서 하루 일과를 마음속으로 정리를 마친다
집에 다 와서 주차를 하면 룸밀러를 보고 머리부터 다시 빗고
엘리베이터 거울에서 매무새를 다듬고서 초인종을 눌러
“안녕히 다녀오셨어요”를 고함지르며 달겨드는
내 보석같은 식구들을 맞이 한다
집안에서는 최대한 편하게 살고자 한다
우리 식구들끼리 있는데 속옷이면 어떻고
TV보는 자세가 삐딱하든 드러눕든
나오는 방귀도 누가 더 힘차게 뀌나 팡팡 쏴 대며 산다
그게 습관이 되어서 가까운 친척들이 와도 마구 뀌어대다가
방구쟁이네 집이 되어버렸다
나중에는 자기네들도 같이 뀌어대고 더 시끄러워요
냄새도 독하고...
-2004년 8월 7일 하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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