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휴가가 곧 벌초하러 가는 날이다
식구끼리 휴가라고 오붓하게 어디를 갔다와본 적이없다
총각때 연애할때도 둘이 같이 갔다왔고
결혼해서는 아이들까지 데리고 지금껏 계속 그래왔다
벌초가 부담스럽고
아내와 애들에게 미안하다
진도의 사촌형님이 살기에 우리 부모님 산소 벌초야 해주지만
항상 빚진 듯이 미안해서 내려간다
낫으로 빌때나 예초기로 할때나
형님이 다하고 난 보조역할만 하지만
그래도 같이 거들고 오면 한결 마음이 가볍다
어찌그리 높은 산에 자리를 잡았는지
땔감이 바뀌고나니 산에 나무가 너무 자라서 길도 없다
내게는 여름휴가나 피서가
곧 부담스러운 벌초요
막히고 무더운 귀향행사가 된다
-2004년 7월 30일 하태수-
출처 : 진도 3,9고등학교
글쓴이 : 하태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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