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래미 육아일기를 내보이다
큰 애를 임신해서부터
엄마 아빠가 번갈아가면서 참 열심히도 육아일기를 썼었다
병원에서 퇴원하면서는 침상에 붙여 놓았던 명찰이랑
아이 발목에 채워져있던 이름표까지 풀로 붙여가면서
두꺼운 노트 한권에 빼곡히 썼다
둘째가 태어날 때 쯤인가 한 5~6년은 쓴 것 같은데
지금 보니 어찌 썼나 싶기도 하고
중간중간 사진까지 붙여 가면서
뒤집기 시작하던 것이랑, 걸음마 시작하던 것 등등
커가면서 즐겁게 재롱부리던 모습을 세세히 적었는데
딸에게는 언제 내 보일까 하다가
내년이면 고등학생이 되고 정신없을 터이니
이번 여름방학때 꺼내서 건네줬다
혼자 읽으며 웃기도 하고 찔끔거리기도 하다가
눈물을 글썽거리며 아빠한테 달려와 안겨서 울기도하고
너무 길어서 어차피 다 읽지도 못할 것이고
겨울방학때까지는 천천히 시간나면 읽겠지
지금 사춘기라서 여러 가지로 감정의 기복이 크고 복잡할 시기인데
이유없는 반항심이나 가출같은 극단적인 행동없이
자기의 육아일기로 부모의 사랑을 흠뻑 느끼며
올곧게 자라준다면야 더 바랄게 없겠다
어디 한번만 읽고 말겠어
결혼해서도 임신했을때랑, 키울때랑 자기 아기랑 비교하면서 보겠지
쓸때는 일일이 볼펜으로 써야했고
사진 찍어서 붙이고, 사진 설명적고
너무 힘든 작업이었지만 딸래미가 좋아라하는 걸 보니
정말 보람을 느끼며 기쁘다
둘째도 썼냐고?
아따-거시기하고, 먹고 살기 바뻐서 못썼다
사실은 무지 귀찮은 작업이여서 더는 못 하겠더라
그러고 보면 맏이가 사랑은 이것저것 제일 많이 받는 것 같어
-2004년 9월 4일 하태수-
저때부터 끈기가 있었네..ㅎㅎㅎ 초중고 12년 개근할만 해~ㅋㅋ
아빠 일기 쓰는데 위에다가도 쓴거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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