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쫌생이 남편 자상한 남편 ♤
-하태수-
머리 또 파마한 거 알아보면 자상하고
그거 볶는데 얼마 들었는지 물어보면 쫌생이
보리차 주전자 말없이 광내주면 자상하고
깜박 잊고 태운게 도대체 몇 번째냐고 잔소리하면 닦아주고도 쫌생이
퇴근할 때 삼겹살이랑 매운 고추랑 내 용돈으로 사오면 자상하고
영수증까지 끊어와서 돈 달라하면 쫌생이
한 우산 같이 써도 내 옷 젖으면 자상하고
저 비 맞으면 쫌생이
쌀포대 몇 키로 짜리라고 척 보고 알면 자상하고
가벼운 포대로 시키라며 가격까지 줄줄 꿰면 쫌생이
고스톱 쳐서 잃은 돈 채워주면 자상하고
열 받는데 얼마 잃었는지 물어보면 쫌생이
한 치수 넉넉한 젖 가리개 뽕 든걸로 사다주면 자상하고
빈약해서 속상한데 그나마 작은 치수 사다주면 싸구려만 산다고 쫌생이
처가에 용돈 봉투 내가 건네면 자상하고
마누라 건넨 것 알맹이 까보면 쫌생이
운전 가르쳐 주며 속은 터져도 입술로는 잘한다하면 자상하고
십 년을 넘게 같이 살았어도 저렇게 멍청한 줄은 몰랐다 하면 쫌생이
샤워중인데 불쑥 들어와 뒤짝 까발리고 싸고 가도 변기통 물 내가 내리면 자상하고
많이 먹으니 많이도 싼다고 투덜대면 쫌생이
거스름돈 모자라게 받은 것 모른 척 보따리 보따리 그냥 들고 오면 자상하고
슈퍼아줌마랑 한바탕 붙고 나서 왜 알려준 나한테까지 쫌생이라고 난리여
-2003년10월21일 하태수-
남편은.....쫌생이와 자상함의 중간에서 줄타기하는 곡예사
출처 : 진도 3,9고등학교
글쓴이 : 하태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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